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전 미국 해군은 계급을 막론하고 함선에 승선한 모든 승조원에게 음주를 금지하는 강력한 금주령을 시행함
이는 금주법이라는 당시 미국의 사회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술 쳐먹고 꽐라가 된 선원들이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는 해군 상층부의 우려 때문이기도 했음
그래서 1933년 금주법이 폐지된 이후에도 미 해군의 금주령은 2차대전 때도 계속해서 시행되었지만
다행히도 미군은 바보가 아니었다보니 최소한의 기호품조차 안 챙겨주면 애들 폭동 일어난다며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같은 귀한 군것질거리들을 넘쳐나도록 보급해줌
근데 정작 동맹국인 영국에서는 상황이 반대였는데
여기는 전쟁 시작 직후 독일의 해상 봉쇄로 인해 아이스크림은 커녕 달달한 음식들조차 높으신 분들조차 구경을 못 해볼 정도로 매우 귀해졌지만
반대로 럼주는 어디서 난 건지 범선 시대의 전통이라는 명분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수병들에게 배급을 해줄 정도로 썩어 넘쳐나는 상황이었음
물론 마음대로 퍼마실 수는 없었고 딱 한 잔 분량이었지만, 아예 술 한 방울 조차 입에 못 대는 양키들보단 이런 면에서는 상황이 더 나았음
그래서 2차대전이 시작되고 미 해군과 영국 해군이 서로 같이 활동하는 일이 많아지자 이상한 일이 일어났는데
바로 서로의 상황을 확인한 양 측 수병들이 작정하고 밀거래(...)를 하기 시작한 것임.
영국은 어차피 달달한 게 필요했고 미국은 술이 필요했는데 공급은 반대쪽에서 썩어넘쳐나니 둘 다 윈윈이라는 게 확인되자마자 이 밀수 네트워크(?)는 순식간에 가동을 시작함
주로 호위선단 등의 일로 양쪽이 만날 일이 많았던 대서양에서 자주 일어났는데, 방법도 항구에서 정박한 동안 몰래 오밤중에 만나서 거래하는 것 부터 바다에다 던지면 갈고리나 장대로 알아서 건져가는 방법까지 다양했다고 함
당연히 원칙대로라면 처벌 대상이었지만 실제로는 작정하고 창고에서 보급품을 뽀린다던가 하지 않는 이상 크게 처벌은 하지 않았던지라
덕분에 영국 해군과 미 해군이 함께 있는 항구에서는 어디서 구한 건지 모를 술을 들이키는 미 해군 승조원들과 수상하게 미국산 상표가 찍혀있는 아이스크림을 퍼먹는 영국 해군 승조원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함
댓글(3)
저런거까지 막아버리면 진짜 폭동나지. 저런건 사고안치는한 눈감아 줄수밖에...
???: 오늘은 어떤 양키의 초콜릿을 먹을 수 있을까...
우당탕탕 귀축영미 밀수대작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