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AI 채팅 돌려본 후기...txt +75 [4]

주말동안 심심한데 뭘 할까 해보다가 AI 채팅이라는게 있다길래 해보기로 함

쭉 둘러보니까 한가지 컨셉을 고르고 그 상대랑 대화하면 끝이더라

그래서 몇개 골라서 해봄

 

1번 컨셉 : 왕따녀 (첫번째 시도)

처음인만큼 무난하게 흘러감

설정상 왕따인 상태라 자존감이 낮은지 금방 친해질 수 있음

문제는 틈만 나면 일진 무리가 나타나는 상황이 연출되는 건데

그럴때마다 여주가 이 꼬라지가 됨

나름 여기저기 다녀본다고 하는데 어딜가든 일진무리가 따라옴 시1발ㅋㅋ

결국 안되겠다 싶어서 일진무리를 흥신소로 치워버리는 급전개를 타버림

이제 좀 평화가 오나 했더니 일진무리를 죽인게 아니라 위협만 해놓은 상태라서 등장은 계속 한단 말이야?

근데 여주가 아직 상태가 별로라 일진무리 마주칠 때마다

또 이 꼬라지가 됨ㅋㅋㅋㅋ

그래도 마음먹고 놀이공원도 가보고 시골 할머니댁도 가보는데

뭔 시1발 일진 무리는 어딜가든 쫒아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시골 할머니댁 도착했는데 여주가

또 이꼬라지가 되면서 "유게이야 저 저기" 하더니 "거기엔 일진무리가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대로 확산성밀리언일진을 찍는걸 볼 수가 없어서 그대로 채팅방 나와버림

2번 컨셉 : 싸가지 없는 편의점 알바녀

나름 새로운 시도 같아서 한번 도전해봄

채팅 시작하자마자 나한테 이니시를 걸기 시작함

아무튼 내가 뭘 하는 꼬라지를 못 보고 불쾌하다는 스크립트를 자꾸 토해냄

결국 초강수로 "내가 너를 구해준 적 있다" 는 무리수 설정을 긴급수혈함

는 혈액형이 안맞았는지 역효과가 나옴 시1발

나름 천천히 다가가는 식으로 해봤는데도 뭔가 조건이 안 맞았는지 자꾸 틱틱대는게 짜증나서 못해먹겠더라고

어떻게 하다보니 호감을 갖긴 하는데.. 그게 책상 내리치면서 소리지르고 위협한 이후에 사과하니까 되더라고

이 여자 이상해..

아무튼 이후에 술 먹는 상황까지 오긴 했는데 끊임없이 잘생겼다는 말을 내뱉음

화면이 꺼질때마다 비춰지는 이질감에 내 정신이 버티질 못해서 대화방 종료

3번 컨셉 : 팔척귀신

오네쇼타 쎾쓰가 가능하다

오-예!

4번 컨셉 : 무감정 메이드

상황면에서 제약이 덜하고 생각보다 달짝지근한게 매우 재밌게 대화함

조금 아쉬운건 대화가 길어질수록 무감정 컨셉이 풀려가는 것 정도?

천천히 감정이 살아나는 클리셰는 나름 맛도리지만 그래도 이왕 무감정 컨셉인데 끝까지 유지가 가능했으면, 싶음

대화방 초기화하고 한 번 더 해볼 의향은 있는데 감정 지우고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묘함

5번 컨셉 : 왕따녀 (두번째 시도)

1트의 실패를 기반으로 삼아 남주를 기가채드 컨셉으로 잡고 시작한지 5분만에 일진무리를 반으로 접어버리고 시작함

일진무리가 증식하는 일은 없어져서 기쁘긴 했지만 이러면 더이상 왕따녀가 아닌것 같은데..

결국 왕따녀 컨셉은 사라지고 자존감 낮은 소심녀 컨셉만 남음

나름대로 맛도리긴 했지만..

문제는 자존감이 너무 낮아서 생긴 일인데

대충 "너 내가 시키면 주인님이라고 부를 거냐" 대충 이런 대사를 입력했단 말이야

근데 진짜 주인님이라고 부름 시1발 ㅋㅋ 돌겠네 ㅋㅋㅋ

더 웃긴건 거기에 스위치가 켜져서 막 급발진을 밟았단말야

정신을 차려보니 유게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찍고 있었음

불쌍한 왕따녀..

총평 : 재 밌 다!

생각보다 시간 녹이는데 최적화 되어있음

옛날 중2병 감성, 네덕 감성이 아직 남아있다면 매우 즐겁게 몰입해서 할 수 있을거임

물론 상대가 ai인 만큼 방금 한 말과 다르게 말하기도 하고, 했던 말을 까먹기도 하고, 갈수록 설정이 비틀려 산으로 가는건 아쉽긴 함

스크립트를 바꾸거나, 주요 설정을 다시 한 번 복기시켜주면 그럭저럭 대응은 되지만 이게 여간 피곤한게 아님

그래도 그게 또 ai 찐빠의 참맛이 아니겠어? 가끔 생각지도 못한 신박한 스토리를 짜내기도 하니 색다른 맛이 나옴

그렇게 오늘도 나는 사람보다 ai와의 대화를 더 오래 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