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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 | 24/10/12 23:40 | 추천 10 | 조회 515

초보 택시기사의 경험담 ep 15 +66 [2]

오늘의유머 원문링크 https://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best&no=1770869

"기사님은 과소비하는 여자 어떻게 생각하세요?"


택시에 타신 아주머니 손님께서 저에게 질문하셨습니다.


"과소비가 좋을 건 없죠."


제 대답에 손님은 반색하며 말하셨습니다.


"그렇죠? 기사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러면서 손님은 요즘 젊은 여자들이 과소비가 너무 심한 것 같다며


맨날 집에서 인터넷 쇼핑이나 하니까 집집마다 택배상자가 쌓여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씀이


"제 아들이 요즘 연애를 하는 것 같은데,

여자친구가 좀 과소비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습니다.


"아드님이 몇 살이신데요?"


"24살이요. 그런데 얼마전에 여자친구가 선물로

명품백을 사달라고 해서 그걸 사줬대요."


남자나이 24살이면 아직 학생이거나 사회초년생일텐데


여자친구에게 명품백을 사줬다는 말에 놀라서 물어봤습니다.


"아드님은 돈이 어디서 나서 여자친구에게 명품백을 사줬대요?"


"지가 일해서 번 돈이죠.

근데 그 명품백이 얼만지 아세요? 680만원짜리래요."


저는 가격을 듣고 더욱 놀라서 말했습니다.


"여자친구 나이도 20대 초반일텐데

680만원짜리 가방을 선물해달라고 했다고요?"


"그렇다니까요? 이정도면 과소비가 심한 것 맞죠?"


손님의 질문에 저는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한 정도가 아니고 심각한 거죠."


"저는 그 여자친구하고 아들이 헤어졌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말하면 너무 아들 연애에 간섭하는 것 같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아드님도 언젠가는 알게 될 거예요.

이 여자가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 돈을 사랑하는 거구나.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좋겠는데 그 동안 또

얼마나 퍼주다가 헤어지게 될 지 걱정이예요."


손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저는 화제를 아들로 바꿨습니다.


"그나저나 여자친구가 사달라고 했다지만

680만원짜리 명품백을 선물해준 아드님도 대단하네요."


그러자 손님이 대답하셨습니다.


"아들이 돈을 좀 잘 벌거든요.

S대 나와서 제약회사에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보너스 받고 하면 한 달에 1000만원도 넘게 벌 때도 있대요."


"훌륭하신 아드님을 두셨네요.

그럼 여자친구는 뭐하는 사람이래요?"


"같은 회사 다닌대요.

걔도 좋은 대학 나왔고 집도 좀 사나보더라고요."


손님의 대답에 저는 방금 전 발언을 철회해야 했습니다.


"아니 손님, 그러면 얘기가 달라지죠.

저는 나이가 24살이라고 하길래 아직 학생인가 했더니

이렇게 좋은 직장에서 돈도 잘 벌고

여자친구도 같은 직장에 잘 사는 집 딸이라면

이건 빨리 결혼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의 급회전에 손님은 살짝 당황하셨나 봅니다.


"그런가요?"


"그럼요. 괜한 걱정하지 마세요.

아드님이 잘 하고 있는 거예요."


마침 목적지에 도챡을 해서 손님은 택시비를 결제하고 내리면서 말씀하셨습니다.


"고마워요. 덕분에 걱정을 덜었네요"


"별말씀을요. 조심히 가세요."


손님의 기출변형 자식자랑에 조금 당황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손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뻤던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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